[아이팜뉴스] 보건당국이 발암의심물질을 함유한 고혈압 치료제 219개 제품에 대해 잠정 판매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식약처 홈페이지에 제품 목록을 확인하려는 접속자가 몰리며 식약처 홈페이지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는 원료의약품 가운데 중국 제지앙 화하이(Zhejiang Huahai)사에서 제조한 발사르탄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국내 82개사 219개 제품에 대해 잠정적인 판매 중지 및 제조·수입 중지 조치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유럽의약품청(EMA)이 중국산 발사르탄에서 불순물이 검출됐다며 제품을 회수한 데 따른 것이다. 발사르탄은 혈관을 수축하는 호르몬을 억제해 혈압을 낮추는 성분이다.
발견된 불순물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2A군으로 분류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다. 2A군은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는 물질’임을 뜻한다.
잠정 판매 중지된 제품은 국내에 허가된 혈압약 2690종의 8.1%에 해당된다. 최근 3년간 발사르탄 수입량은 11만6513kg으로, 이 중 제지앙 화하이사에서 제조한 것은 1만3770kg(11.8%)이다.
식약처는 이번 문제가 된 발사르탄이 함유된 모든 의약품의 경우 의사 처방에 따라 약국에서 조제 후 복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DUR)’ 시스템에 ‘처방 금지’ 경고 문구가 등록돼 의사가 처방할 수 없어 환자들이 사용하거나 유통되는 것이 원천 차단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조치 대상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는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신속하게 의사와 상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약을 갑자기 끊으면 혈압이 올라 뇌출혈이 생기거나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중국산 발사르탄에서 불순물 함유 정보에 따른 품질 우려”라며 “해당 제품과 관련성이 의심되는 부작용 발생 및 이상 징후가 있으면 즉시 학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또 “이제껏 중국산 발사르탄이 함유된 치료제를 복용한 사람의 경우에도 발진, 가려움, 구역질, 어지럼증 등 고혈압약의 일반적인 부작용이 보고됐을 뿐 특이 사항은 없었다”며 “불순물의 원인, 함유량,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국내외 정보를 다각적으로 수집하고 분석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현재 중국 제지앙 화하이사가 제조한 발사르탄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82개 제조업체를 방문해 이 원료가 실제로 사용됐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 이 원료가 쓰인 것으로 나타난 제품은 회수·폐기 조치하고, 발암 가능 물질인 NDMA 함유량을 검사할 계획이다. 또 현장 조사에서 해당 원료가 사용되지 않은 것이 확인된 제품은 즉시 판매 중지를 해제할 예정이다.
고혈압약에 대한 판매 중지 조치가 내려지자 환자와 가족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2016년 기준 국내 고혈압 환자는 589만명에 달한다. 해당 약품 목록을 확인하기 위해 환자들이 식약처 홈페이지로 몰리면서 이날 홈페이지가 일시 마비되기도 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발암물질이 들었다는 고혈압약 회수 문제를 해결해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