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팜뉴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는 지난 22일 국정감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이 제기한 국립암센터에서도 의·한방 협진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관련,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암 환자의 치료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조치가 이뤄져야 하며, 나아가 모든 공공의료기관에서 실질적인 의·한방 협진이 진행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의협에 따르면 오제세 의원은 국립암센터 국감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료기관에서는 암 치료에 침술 등 한의약을 활용하는 의·한방 협진을 하고 있는데 왜 국립암센터에서는 이를 하지 않느냐”며 “존스홉킨스대학이나 MD앤더슨, 경희대병원 등의 사례를 잘 파악해 국립암센터가 암 치료 분야에서 더욱 앞서갈 수 있도록 의·한방 협진을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가 암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대표적 공공의료기관인 국립암센터가 1998년 설립 당시 한의진료과를 설치·운영키로 계획됐으나 의계 측의 방해와 반대로 결국 무산됐으며, 이로 인한 문제점은 이번 국감에서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수차례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고 한의협은 설명했다.

앞서 2009년 국감에서 한의사 출신 윤석용 의원은 건강보험 모델병원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 한의과가 설치되지 않고, 국립암센터가 한의사와 생약연구자 등 한의약 전문가를 채용하지 않은 문제점을 제기했으며, 2010년에는 주승용 의원과 양승조 의원이 국립암센터의 직제인 전통의학 연구 및 운영과 한양방 협진제도 운영방안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2014년에는 김명연 의원이 국립암센터에는 전통의학 연구과와 한의사 채용을 위한 T/O도 있는데 왜 국회와 국민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느냐고 보건복지부를 질책했으며, 2016년 국감에서도 남인순 의원이 국민의 만족도가 높고 선진국에서 각광받고 있는 한의약을 정부가 육성하지 못할망정 찬밥신세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공공의료분야에서 한의약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국립암센터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 한의진료과 설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MD앤더슨,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등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의료기관에서는 의·한방 협진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암 환자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MD앤더슨 암센터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침술은 항암화학요법에 의한 메스꺼움, 구토, 구강건조, 안면홍조 등에 효과적’이라며 침 치료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하고 있으며, 1884년에 설립된 세계 최대 민간 암센터이자 U.S. News & World Report 평가에서 미국 암병원 1위를 차지한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경우도 침술 등 한의학의 효과를 본 환자들의 경우 80% 정도가 치료를 받기 위해 다시 암센터를 찾고, 전체 환자의 80%가량이 의·한방 협진에 만족해하고 있다는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고 한의협은 소개했다.

특히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해 의·한방 치료 병행 시 환자 생존율이 증가하고, 항암치료에 따른 피부 및 소화기계 부작용이 감소한다(J Integr Med. 2014년)’, ‘진행 간세포암 환자 288례를 분석한 결과 한약 투여와 간암 환자의 생존기간 사이에 유의한 상관성이 있다(Nature 자매지 Scientific Reports. 2016년)’ 등을 비롯한 많은 국제적인 학술논문 및 연구결과들이 의·한방 협진 치료의 효능과 장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의협은 “의·한방 협진은 의계와 한의계의 직역 간 이익다툼의 문제가 아닌, 국민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할 사안”이라며 “암 치료에 있어 의·한방 협진이 환자의 치료효과를 높이고, 특히 항암치료 중인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증명된 만큼 한의학의 종주국인 우리나라에서 이를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미 세계적으로 서양의학의 한계를 인정하고 한의학 등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의료 선진국 등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이제 더 이상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문제점 지적에만 머물지 말고 정부가 직접 나서 있어 국립암센터 한의진료과 설치와 국가적 차원의 의·한방 협진시스템 구축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