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의료일원화, 직능 아닌 국민 입장에서 통합의 길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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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일원화, 직능 아닌 국민 입장에서 통합의 길 찾아야”

국회 ‘의료일원화를 위한 대토론회’서 의료일원화 논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해법은 상반돼
기사입력 2019.05.07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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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장면.jpg▲ 토론회 패널로 참여한 (왼쪽부터) 이기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한창호 대한한의학회 정책이사, 손정원 대한한의사협회 보험이사, 윤강재 보사연 보건의료연구센터장, 윤일규 의원, 조병희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염호기 대한의학회 정책이사, 성종호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아이팜뉴스] “이해당사자들 각각의 입장을 고려하거나 당사자 간의 합의를 종용하면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적당히 밥그릇싸움으로 될 게 아니다. 국민과 사회에, 또한 학생들에게 무엇이 옳은 길인지, 무엇이 진실인지를 물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옵션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제 의료일원화 논의가 다시 시작된 만큼 험난한 길일지라도 국민의 입장에서 최선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임기영 의료리더포럼 회장)

“의·한 갈등은 일종의 문화 충돌이다. 기본 관념이 상이하기 때문에 인위적 통합에 어려움이 있고, 공존의 지혜가 필요하다. 또한 한의사의 특수성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하며, 의사를 위한 한의학 연수과정도 실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최종 통합보다 통합에 이르는 과정이 중요하다. 의대-한의대 공동연구 프로젝트 개발이나 한방의료의 과학화와 효과적 검증이 필요하고, 통합의학교육의 표준화는 물론 통합의 담론이 개발돼야 한다. 한방의 미래 발전방향(의·한 mix의 방법론) 등이 그것이다. 결론적으로 의료일원화는 가능하지만 의료일원화가 의·한 갈등의 끝은 아니다.”(조병희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의료이원화체계 개선은 국민건강과 환자안전 제고, 한국 의료체계의 발전, 미래 세대의 의학교육 개선, 사회적 갈등 해소에 가치를 두고 진행돼야 한다. 또한 의·한·정 협의체를 복원해 포괄적인 방향성 추진에 직역 간 합의를 추진하되, 구체적인 방안은 별도의 조직(전문위원회 또는 추진 TF)을 통해 논의(의·한의 직역별 의료이원화체계 개선방안 제시 필요)돼야 한다. 첫 출발은 과학적 사고에 입각한 교류·협력 활성화에 두고, 교류·협력 경험과 실적이 자연스럽게 의료일원화 추진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기제를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의료일원화 추진 시 교육일원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해야 하며, 의료이원화체계 개선 논의의 지속성 담보를 위해 직역의 의지와 아울러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 수행이 필요하다.”(윤강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연구센터장)

7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이 주최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한 ‘의료일원화를 위한 대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한 3명의 연자들이 내린 결론이다.

이날 임기영 의료리더포럼 회장은 ‘의료면허일원화의 조건’이라는 발제를 통해 “의료일원화는 의사면허로의 단일화를 의미하며, 완전한 일원화까지 시간은 매우 오래 걸릴 수 있다”며 “한의학 치료는 대개의 경우 실증적 치료와 근거중심 치료가 못되고 있다. 한의학에 대한 수요는 점차 감소하고 있는 반면 한의사는 과잉공급되고 있다. 그러나 한의학에 대한 수요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생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또 “기존 면허 통합은 현재의 한의사들이 한의사이길 포기하고 의사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재의 한의사들이 한의사 신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동시에 의사를 표방하거나 의사의 진료행위를 자유롭게 하는 것은 의사 직역 진입 장벽의 붕괴, 의사 고유의 진료행위의 침해일 뿐 면허 통합 혹은 의료일원화가 아니다. 이 경우 이득을 얻는 사람은 한의사뿐이며, 가장 큰 손해는 의사들이다. 다른 이해당사자들에게도 이득은 없고 손해만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임 회장은 “우리도 근거중심한의학을 할 수 있고, 하고 있다. WFME의 인증을 받은 의학교육과정을 만들어 운영하겠다”고 밝힌 한의과대학의 주장에 대해서도 “WFME는 의과대학에서 제공되는 의사양성교육만을 대상으로 하며, 보완대체의학 교육기관은 대상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조병희.jpg▲ 조병희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의료일원화의 가능성과 과제’의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조병희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의료일원화의 가능성과 과제’에서 “의사와 한의사의 갈등은 90년대만 하더라도 한의사제도의 실질적 인정 요구와 관련된 갈등(92~93년 약사-한의사 한약조제권 분쟁이 대표적)이 많았으나 2000년대 들어와 한의사 성장에 따른 영역 관할권 갈등(2003년 의사의 IMS 사용, 2004년 한의사 CT 사용 판결, 2005년 한방 감기약, 2015년 한약 부작용 대법 판결, 2013년 헌재 안압기 판결, 2014~2015년 한의사 기기 사용 고발, 2014, 2018년 봉침쇼크 환자 사망 등)으로 본격 진입해 갈등과 대립이 심해지고 있다”며 “의사들의 한의학 배척과 비과학적이란 비판은 한의사들로 하여금 더 과학적임을 추구하게 했고, 이것은 더 큰 갈등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이어 “의료통합은 상호 인정과 실질적인 교류가 핵심”이라며 “통합하자는 이야기는 많지만 정부의 통합지향적 정책과 제도, 통합 담론의 미흡, 정치적 세력관계, 조정자의 부재 등인 상황에서 통합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의료일원화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으로 ▲의사 인력 증가와 경쟁 심화 ▲한방의 의학적 표준화 및 과학화, 증거기반의학 채택 압력 ▲전통적 한의학 영역의 축소 ▲통합의사들이 부가가치 높은 의학 영역에 몰두하고 한의학을 멀리할 가능성 ▲통합과정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 ▲중복 이용 감소, 이중부담 감소, 한약재 사고 감소 등 이원화의 문제점들이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또 “일원화가 새로운 분쟁을 부를 수도 있다”며 “한의사의 의사회에 의해 외형상 집단 갈등은 종식될 것이나 집단 내 갈등의 형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고, 통합의사제 도입 후 한방은 소멸되지 않고 의료계의 ‘약한 고리’에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기존의 개의의사들과 새로운 경쟁과 분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강재 보사연 보건의료연구센터장은 ‘의료이원화체계: 개선 필요성과 방향’을 통해 “의료이원화체계 개선 방향과 도달 가치는 ▲국민건강과 환자안전 제고 ▲한국의료의 발전 ▲의료전문직 간 갈등 완화와 신뢰 회복 ▲미래 지향적 의학 지식을 갖춘 미래 세대를 의학교육의 일원화”라며 “현재 논의가 중단된 ‘의·한·정 협의체’ 논의구조를 복원해야 하며, 이 협의체를 통해 의료일원화를 합의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일규.jpg▲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앞서 이 토론회를 주최한 윤일규 의원은 개회사에서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1951년 국민의료법 시행에 따라 70년 가까이 이원화된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우선 병원 전 단계에서 환자가 의과와 한의과 진료 중 스스로 선택해야 하고, 진료 결과에 대한 책임도 환자가 져야 한다. 의료 중복 이용 문제도 심각하다. 비효율적인 의료체계로 인해 의료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과도한 의료비 부담과 함께 양 직역 간의 갈등으로 인해 국민들은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며 “이는 결국 국민건강 증진과 의료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한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이어 “하루빨리 의료이원화체계를 벗어나야 한다”며 “수차례 의료일원화에 대한 논의는 이어져 왔지만 열매를 맺지는 못했다. 의료일원화는 우리나라가 선진 의료국가로 나아가고, 나아가 국민건강을 수호하기 위해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이다. 의료일원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여러 입장에서 생각하며 국회 차원에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최대집.jpg▲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가 의료일원화를 논하는 이유와 배경은 의·한 면허 갈등으로 인한 국민 부담 등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고, 궁극적으로는 올바른 의료제도를 통해 국민건강을 수호하며, 안전하고 검증된 양질의 의료서비스 혜택만을 국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함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미래 세대를 대상으로 의과대학으로의 단일 의학교육제도 도입을 위해 현 한의대를 폐지하고, 의과대학으로의 단일 의학교육을 통한 단일 의사 면허자 배출을 전제로 해야 할 것이며, 나아가 기존 면허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존의 면허자 및 재학생은 의료일원화의 논의대상에서 배제하며, 의료일원화 시행 이후에도 기존의 면허자는 변함없이 기존 면허와 면허범위를 유지하고, 상호 영역을 침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최혁용.jpg▲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도 축사에서 “의료일원화를 위해 선결돼야 할 것은 의료법에 대한 올바른 이해라고 생각한다. 의료법의 목적은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데 목적이 있다. 의료행위와 직능에 대한 구분이 아닌 국민의 건강이 목적”이라고 언급했다.

최 회장은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의 의료제도는 이 같은 목적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으며, 1951년 국민의료법 시행 이후 60여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차로 인해 국민들은 맞니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직능이 아닌 국민건강이 우선되는 통합의 길을 걸어야 한다”며 “의과수업의 75% 이상을 이미 이수하고 의료인이 된 한의사를 OECD에서 요구하는 의료인력에 배치하고, 그 역할을 수행하게 하는 것은 국민건강과 국위선양을 위해서도 가장 합리적인 해결방안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성종호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손정원 대한한의사협회 보험이사, 염호기 대한의학회 정책이사, 한창호 대한한의학회 정책이사,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이기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이 패널로 참여해 열띤 격론을 벌였다.

특히 정부 측 대표로 참여한 이기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1951년 국민의료법 시행 이후 그동안 지속적으로 의료일원화가 논의돼 왔다. 그간 많은 연구도 있었다. 2015년과 2018년에는 합의안까지 만들어졌지만 미완성에 그쳤다”며 “앞으로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잘 추진하겠다. 조만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일원화 추진을 위한 위원회를 만들어 최대한 법령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논의하겠다. 현재까지 정부에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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