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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목 정윤주 가톨릭대 교수 “비만, 개인 의지·습관 탓 아냐…질환 인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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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주 가톨릭대 교수 “비만, 개인 의지·습관 탓 아냐…질환 인식 필요”

“운동과 식이요법, 습관개선만으론 감량 효과 한계…수술치료, 체중감량 효과 뚜렷하고 장기간 유지돼”
기사입력 2021.05.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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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아이팜뉴스] “비만은 단순한 신체적 특성이 아닌, 여러 가지 질병을 불러일으키는 하나의 질환으로 인식해야 해요. 비만 환자들이 의지만으로 체중을 감량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보통 운동을 하고 싶어도 허리나 무릎이 아파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식습관이나 식욕 역시 의지만으론 바꾸기 쉽지 않아요. 요요현상도 무시할 수 없죠.”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건강을 해칠 정도로 지방조직에 비정상적인 또는 과도한 지방이 축적된 상태’로 정의한다. 특히 비만을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 ‘유행병’으로 지칭하고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 비만은 다양한 대사질환의 원인으로 위식도 역류질환, 수면무호흡증, 성기능 장애, 불임, 관절염, 일부 암의 발생과 관련된다.

 

우리나라는 비만 치료의 중요성과 수술적 치료의 안전성과 그 효과를 인정해 2019년부터 비만 수술에 대해 요양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혼자서 어찌할 수 없어 포기하거나 비용 문제로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하는 환자들의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에 정윤주(사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를 만나 비만 치료에 대해 들어봤다.

 

- 비만을 정의해 주세요.

 

“보통 체중이 많이 나가면 비만이라고 생각하지만, 비만이 아니어도 근육이 많은 사람은 체중이 많이 나갈 수 있다. 적절한 기준이 필요하다. 이때 비교적 간단하게 체지방률을 예측할 수 있는 수치로 사용되는 것이 체질량지수(BMI, 몸무게(㎏)/키(㎡))다.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 아시아-태평양 비만진단기준에 따라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체질량지수 23 이상인 경우 과체중, 25 이상부터 비만으로 정의한다. 또 대한내분비학회, 대한비만학회의 권고안에서는 허리둘레(복부비만)를 기준으로 남자는 90㎝ 이상, 여자는 85㎝ 이상을 비만으로 진단하도록 하고 있다. 2017년 일반 건강검진 수검자 약 1400만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국내 고도비만 유병률은 4.7%(66만4405명), 초고도비만은 0.4%(6만1500명)에 달한다. 특히 고도비만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30년에는 현재의 2배 수준인 9%에 이를 전망이다. 체질량지수 30 이상, 병적비만의 경우 비만 관련 질병의 위험도가 심각하게 높아지는데, 최근에는 비만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리고 치료하자는 의미에서 영문명인 ‘Morbid Obesity’를 그대로 해석해 ‘병적비만’으로 부르는 추세다.”


- 비만이 나타나는 원인을 설명해 주세요.

 

“일반적으로 비만은 에너지 섭취가 소비를 능가할 때 잉여 에너지가 지방조직으로 저장돼 나타난다. 그렇다고 비만을 단순히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는 탓으로 생각해 모든 책임을 개인의 의지나 잘못된 습관 문제로만 돌리는 것도 맞는 얘기는 아니다. 최근 쌍둥이 연구나 입양 연구를 통해 체질량지수를 결정하는 데 유전적 요인이 40~70% 정도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외에 장내 미생물과 장-신경계 축(gut-brain axis)을 통한 장관계와 신경계 간 상호작용, 스트레스나 기분에 따른 식욕과 대사의 조절, 연령에 따른 기초대사량 감소 등이 비만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 병적비만을 치료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비만(병적비만)은 관리와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질환이다. 비만은 제2형 당뇨병, 고지혈증, 인슐린 저항성, 대사증후군, 담낭질환, 관상동맥 질환, 고혈압, 암 등과 같은 대사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 실제 비만이 이들 합병증에 미치는 기여도는 고혈압 75%, 암 33%, 당뇨병 44%, 허혈성 심질환 23%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수면무호흡, 관절질환, 통풍, 위장관 질환, 알레르기, 남녀 생식능력의 저하에 따른 불임 등에도 영향을 준다. 비만, 특히 병적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총 손실은 2016년 기준 11조4679억원에 달하지만,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인식의 부재 등으로 아직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 운동이나 식이요법으로는 체중조절이 어렵나요.

 

“성인의 체중은 50개 이상의 변화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수면량, 식욕과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 분비량, 과일·채소 섭취량, 장내세균총,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서로 유기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조절된다. 따라서 운동과 식이요법만으로는 직접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비만 환자의 경우는 늘어난 몸무게와 부족한 근육, 관절에 가해지는 압박 때문에 많은 양의 운동을 소화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또 반복적인 다이어트 실패로 인한 심리적인 실패감과 학습된 무기력감으로 우울감에 빠지거나 사회활동의 감소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 비만을 치료하는 방법에는 약물과 수술이 있다고 들었어요.

 

“비만 치료는 일차적으로 식이요법, 운동요법과 생활습관의 변화를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이러한 기본적인 방법만으로는 개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약물요법을 추가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체질량지수 25 이상인 경우 혹은 23 이상이면서 대사합병증이 동반된 경우 약물치료를 추천한다. 그러나 비수술적 방법의 장기적 효과는 만족스럽지 않은 편이다. 특히 체질량지수 40 이상의 환자에서는 수술적 방법만이 만족스러운 효과를 내는 표준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비만수술과 비수술적 치료를 비교한 초창기 임상연구에서 2년째 체중 변화량에서 큰 차이로 수술적 치료가 좋은 결과를 보였다(수술군 30.5㎏, 비수술군 8.0㎏). 또 비만 치료에서 가장 유명한 연구 중 하나인 스웨덴 SOS 연구는 4000명이 넘는 대규모 환자를 포함해 비수술적 치료와 비만수술의 효과에 대해 20년 가까운 장기 추적 결과를 보고했는데, 비수술적 치료에 비해 비만수술의 체중감소 효과가 뚜렷하고 장기간 유지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 비만대사 수술(Bariatric surgery)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비만대사수술은 크게 위의 용적을 줄여 음식물의 섭취를 제한하는 제한적 수술, 영양분의 흡수를 억제하는 수술, 그리고 이 두 방법을 합친 혼합형이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용성을 인정받고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복강경 위소매절제술과 복강경 루와이 위우회술 등이다. 위소매절제술은 위를 축소해 음식물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고, 위우회술은 위를 축소해 음식물 섭취를 줄임과 동시에 소장의 일부를 우회시켜 영양분의 흡수를 줄이는 개념이다. 수술방법은 환자의 체중, 체질량지수, 영양 상태, 당뇨 동반 여부, 췌장 기능 보존 여부, 기타 합병증 동반 여부에 따라 의사와 환자가 긴밀하게 상의해 결정한다.”


- 비만대사 수술의 종류와 특징을 설명해 주세요.

 

“위소매절제술은 위(胃)를 세로로 길게 절제해 위의 용적을 줄임으로써 음식의 섭취를 줄여주는 수술이다. 루와이 위우회술에 비해 비교적 간단하고 수술 합병증이나 대사성 합병증이 적은 게 장점이다. 효과가 미흡할 경우 다른 수술로 변환이 쉽다. 다만 장기적으로 다시 위의 용적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장기간 추적검사가 뒤따라야 한다. 루와이 위우회술은 위의 상부를 절단해 15~30㏄ 정도의 작은 주머니(위낭)를 만들고, 나머지 위와 완전히 분리시킨 후 약 100~150㎝의 공장을 위낭과 연결해 먹은 음식의 영양분이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도록 한다. 소장 우회가 Y자 모양으로 이뤄진다. 환자는 식욕의 변화가 오고 적게 먹으며 먹은 음식은 덜 흡수된다. 체중감량 효과는 수술 후 6개월까지 급속하고 18~24개월까지 꾸준히 감량된다. 특히 제2형 당뇨병의 치료에서 단순한 제한적 수술보다 더 효과적이다. 그러나 음식물이 빠른 속도로 소장(작은창자)에 닿음으로써 야기되는 복통, 설사, 저혈당 증상을 일으키는 부작용(덤핑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조절형 위밴드술은 위식도 경계부 3㎝ 하방에 조절형 밴드를 삽입해 식염수 양에 따라 밴드의 내경을 조절하며 음식 섭취를 제한하고, 포만감을 유도한다. 장점은 시술이 비교적 쉽고, 수술과 관계된 합병증이나 사망률이 낮으며, 밴드 크기를 조절할 수 있어 장기적인 체중감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문제가 발생하거나 필요가 없어지면 제거해 원래대로 복원할 수 있다. 그러나 밴드가 미끄러지는 부작용이 있고 위우회술에 비해 체중감량 효과는 적은 편이다.”


- 비만대사 수술 대상은.


“비만대사 수술은 생활습관 개선 등 비수술적인 치료로도 효과적으로 체중감량이 되지 않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우리나라는 2019년 1월부터 병적비만(BMI 35 이상)이거나 심혈관질환, 고혈압, 제2형 당뇨병, 수면무호흡증, 관절질환, 위식도역류, 고지혈증, 천식 등 대사질환을 앓고 있으면서 BMI 30 이상일 경우, BMI 27.5 이상인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위소매절제술이나 루와이 위우회술을 시행할 경우 요양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할 듯한데요.


“수술받은 환자는 수술 전후 전문가에 의한 정기적 식이 및 영양 상담과 함께 수술방법에 따른 새로운 식사 패턴과 원칙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단백질 부족을 막기 위해 1일 60~80g 또는 이상 체중당 1.5g까지 단백질 섭취를 권장한다. 또 매일 하루 필요량의 100%를 함유하고 있는 고역가(high potency) 종합비타민 무기질 제제의 섭취도 필요하다. 연구 결과, 수술 후 주당 150~300분 정도의 유산소운동 그룹에서 심혈관 자율신경 기능과 폐기능의 개선을 보였고, 초과 체중의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 근육량 보존을 위해 주당 2~3회 정도의 근력 운동을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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