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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목 전공의들의 간곡한 목소리…“우리는 국민을 살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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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의 간곡한 목소리…“우리는 국민을 살리고 싶다”

여한솔 대전협 회장, 기자회견 열어 코로나19 확산 관련 정부 및 보건당국과 정치권에 직격탄 날려
기사입력 2021.12.0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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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솔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아이팜뉴스] “문재인 대통령을 위시한 대한민국 정부부처, 여당 야당의 국회의원, 더 나아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나와 주신 이재명, 윤석열 후보 등 대한민국을 움직일 힘을 가진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합니다, 쓰러져가는 환자들을,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들을 포기하지 말아 주십시오. 생과 사의 현장에서 고통에 허덕이는 환자들과 끝까지 함께하는 우리 젊은 의사들의 간곡한 목소리를 들어주십시오.”

 

대한전공의협의회 여한솔(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회장은 9일 오후 3시 대한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 삼구빌딩 7층 회의실에서 ‘코로나19 현장 상황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물론 이재명 캠프, 윤석열 캠프 등 거대 정당의 대선 캠프를 포함한 여러 사회 지도층이 겉으론 (코로나19 확산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하지만 궁극적으로 위중증, 사망 환자들이 폭증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대책도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 및 보건당국과 정치권에 직격탄을 날렸다.

 

여 회장은 “지난 11월 시행된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 이후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는 누구나 예상했듯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몇몇 언론을 통해 현재 코로나로 인한 국민들의 생명이 위협 받는 현장이 공개되고 있지만,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언론에 노출된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어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아수라장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정권 유지, 정권교체라는 욕심 채우기에 혈안이 돼 날마다 수십 명씩 죽어 나가는 이 거대한 비극에는 침묵하고, 진절머리 나는 정치싸움만 하는 실정이다”고 비판했다.

 

여 회장은 이어 “코로나 감염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의 처참한 붕괴를 우리 전공의들은 현장에서 목도하고 있다”며 “치료할 수 없어 하루에도 십 수 명씩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병원에서 제때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집에서 사망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의료현장 상황을 전했다.

 

그는 또 “서울 경기권에는 중증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상은 이미 한 자리도 남아있지 않음에도 보건당국은 병상이 아직도 여유가 있다고 호도하고 있다”며 “코로나 감염 환자가 폭증해 확진환자의 응급실 내 체류시간이 100시간이 넘는 것은 기본이고, 300시간이 넘어 응급실에서 격리해제하고 퇴원시킨 환자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여 회장은 특히 “음압 시설을 유지해야 하는 격리구역에는 코로나 감염 진단을 받았음에도 전담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119 구급대를 통해 새로이 들어오는 중증의 환자들을 수용하지 못해 몇 안 되는 격리실이 있는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 달라고 말하는 실정이다”며 “심근경색, 의식 저하, 뇌출혈, 뇌경색 등 빠르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119구급차를 통해 떠돌고 있는 것이다. 위중증 환자는 일주일째 날마다 700명씩 쏟아지고 있으며, 병상 확보를 위해 정부는 뒤늦게 이를 민간병원에 떠넘기고 있다. 치료받아야 할 사람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 아니 이러한 상황에서 그 어떠한 시스템도 가동되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분노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시작된 지 약 2년여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보건의료 위기 대응 체계는 처참하기 그지없다”며 “중앙사고수습본부의 고위 공무원이 지난 11월 1일 이른바 워드 코로나를 선언하면서 ‘일 확진자 수가 1만명대에 이르더라도 비상 계획을 발동하지 않을 수 있다, 의료체계가 견딜 수 있는 한계로 본다’고 언급한 것”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얼마 전 겪은 일화도 소개했다. “한 가족 3명 모두가 코로나 감염으로 한 집에서 격리된 채로 있었다.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가야 할 리스트에도 올라가지 못한 채 그렇게 24시간 하염없이 겁에 떨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집의 가장인 60대가 극심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배우자가 119에 신고했고, 병원 도착 당시 그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저희 모든 의료진이 한 환자에게 달려들어 심폐소생술을 하며 필요한 약물들을 주입했음에도 끝내 그 분은 병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뒤 유가족인 딸에게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알려주자 응급실 땅바닥에 엎드려 목놓아 울던 그 상황을 저는 너무나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며칠 전까지 너무나도 건강했던 누군가의 아버지, 누군가의 남편이 세계 최고의 의료수준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그것도 의료진의 손길을 기다리는 중에 사망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참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면서 “심지어 경증으로 보건소를 통해 재택격리 통보를 받은 뒤  자가격리 기간을 거쳤던 60대 남성분이 있다. 앞으로는 정상 생활해도 된다고 격리해제 문자를 받은 날 배우자가 찾아가 보니 호흡곤란이 심해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3분 만에 인공호흡기를 넣는 비극도 벌어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감염병 관련한 국가적 위기상황일 경우 맞닥뜨릴 수 있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인력 대책 및 병상 확보 대책이 마련돼야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당연한 수순임에도 일상회복 계획에서 우리 의료계가 처한 현장은 안중에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 결과는 병상 포화, 의료체계 마비가 발생했고, 보건당국은 이러한 시나리오 속에서 의료현장에 대한 대처 방안이 없었음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있다”며 “K 방역이라며 공적을 자위하며 언론 앞에 온갖 생색은 내면서 정작 위기의 상황이 봉착했을 때에 그 혼란의 책임은 의료현장 일선으로 떠밀고 있다”고 보건당국을 강하게 규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는 이렇게 안타까운 현장을 맞이할 때마다 언론을 통해 K 방역 치적만 홍보하는 행태에 우리는 보건당국과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자들에 대한 배신감을 느낀다”면서 “위정자들에게 묻는다. 단 한 번이라도 코로나 감염으로 신음하는 환자들의 곁에 있어 주었냐. 사망한 가족들을 진정으로 위로하고 이러한 사태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 개선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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