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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목 건강한 내일을 여는 ‘예방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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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내일을 여는 ‘예방접종’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
기사입력 2015.05.1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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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예방접종비는 얼마?
수백 년 전 인류를 구한 의술이 있다. 지금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해져 있지만 그 시절에는 최악의 감염병 두창(천연두)에 맞서 인류가 개발해낸 빛나는 발명품이었다.
1796년 영국에서 개발되고 우리나라에는 구한말 지석영 선생에 의해 도입된 ‘종두’, 요즘으로 말하면 ‘예방접종’이 바로 그것이다. 인간의 평균수명을 늘였다는 평가까지 받는 예방접종이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될 때의 비용은 얼마였을까.
1880년대 후반 발간된 <우두절목>에 따르면 두창 예방을 위한 종두 접종비는 5냥으로 당시 쌀 한 섬과 맞먹는 상당한 가격이었다. 과부나 고아 등 경제 능력이 없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나라의 지원이 전혀 없었다고 하니 당시 백성들의 경제적 부담은 매우 컸을 것이다.
종두접종은 1880년대 초 처음 시술된 이후 국가 주도로 짧은 시간 안에 전국 각지로 정착돼 갔다. 백성들의 부담은 있었지만 종두접종을 법으로까지 정해 모든 어린이에게 강제한 이유는 ‘절박함’에 있었다.
‘마마’라고도 불렸던 두창이 한 번 휩쓸고 가면 환자의 절반이 목숨을 잃거나 얼굴에 큰 상처가 남아 생활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감염병 대유행이 갖는 사회, 경제적 부담은 당시 조선사회가 감당하기 힘들 만큼 컸었고 예방접종은 감염병으로부터 조선의 안위를 지키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변하지 않은 것과 변한 것
그로부터 130여 년이 지난 지금 변하지 않은 것과 변한 것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감염병은 가장 위급한 국가보건의 위기이며 이를 예방하기 위한 의료행위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지불된다는 점에서 과거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하지만 오늘날 국가 주도의 예방접종 운영방식에는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질병 예방에 필수적이지만 접종비 부담과 의료기관 방문에 많은 시간이 드는 이유로 그동안 예방접종이 육아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아이가 클 때까지 30번 가까이 받는 접종을 병원에서 받을 경우 100만원이 훌쩍 넘어가 ‘예방접종에 부모 허리가 휜다’는 원성도 끊이지 않았다. 이런 까닭에 정부는 부모들의 육아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이고자 그간 예방접종 지원에 꾸준히 노력해왔다.
예방접종 지원정책은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 2009년 병의원에서 받는 접종의 백신비 수준(접종비의 30%)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처음 도입되었다. 지원사업 시행 이후 한 번 접종에 1만 5000원 가량 하던 본인부담금이 2012년 지원예산 확대로 5000원으로 낮춰지기도 했다.
예방접종 지원정책의 획기적 변화는 2013년 시작됐다. 예방접종 지원을 국민행복 국정과제의 하나로 지정(어린이 국가예방접종 본인부담 폐지 및 항목확대)했고 이후 범부처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어졌다.
그리고 새정부 출범 1년이 지나지 않아 부모와의 약속이 지켜졌다. 우리나라에 예방접종이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2014년 어린이 예방접종이 전국 무료가 된 것이다.
질병예방 청신호·창조경제 견인차
지난달 22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는 뜻 깊은 행사 하나가 개최됐다. 이날은 세계보건기구가 각나라의 접종률 향상과 감염병 퇴치를 염원하며 정한 ‘세계예방접종 주간’ 기념행사가 있던 날로 어린이와 보호자 1500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참석자들은 그 옛날 두려움의 대명사이던 두창, 폴리오(소아마비)가 지금은 완전히 박멸된 것처럼 우리사회의 면역력을 강화시켜 더 많은 감염병을 퇴치하자며 의지를 모았다.
행사에 참석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국 600만 어린이에게 무료접종 되고 있는 이 정책의 성과를 되짚어보며 어린자녀를 둔 부모님의 부담이 줄어든 것을 가장 큰 성과로 꼽기도 했다. 실제 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도 무료접종 정책에 대한 국민 만족도가 85% 이상 높게 나타나 많은 국민이 체감하고 있는 서비스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또 정부 지원이 늘면서 어린이 완전접종률이 매년 상승하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라 하겠다. 예방접종 지원은 올해도 확대될 예정으로 5월 A형간염이 추가돼 모두 14종 어린이 백신이 지원되고, 10월에는 650만 어르신들의 인플루엔자(독감) 접종도 가까운 병의원에서 무료가 돼 부담은 더욱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예방접종 지원확대로 어린이들의 집단면역 수준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우리나라는 감염병 퇴치의 길로 한 발 더 내딛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예방접종 정책은 국내 백신 산업을 발전시키는 측면에서도 뚜렷한 기여를 하고 있다.
산업계는 현재 국내 백신시장이 안정적으로 확보돼 그간 축적된 기술과 지식을 바탕으로 백신개발을 힘껏 추진해가고 있다. 정부는 산업계와 협력해 인플루엔자 백신 국산화에 성공했고, 이제는 국내에서 생산한 인플루엔자 백신을 세계로 수출하기에 이르렀다. 앞으로도 정부는 산업계와 힘을 모아 백신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갈 계획이다.
박멸되었던 두창이 생물테러로 다시 돌아오고 종간의 벽을 넘은 신종감염병이 세계를 무대로 유행하는 오늘, 예방접종은 여전히 질병으로부터 국가보건 안보를 지키는 유일한 수단이다.
‘국가예방접종 지원정책’ 부담은 낮추고 공동체 전체의 면역력은 높여 미래세대의 건강을 지켜갈 ‘선순환’의 시작이다. 건강한 내일을 여는 예방접종. 국민건강 지킴이로 또 국가 경제발전의 견인차로 앞으로의 성과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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